형사 도주치상죄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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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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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소개드릴 사건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사건입니다. 일명 뺑소니로 불리는 사건인데요. 사실 도주치상 사건에서 주 쟁점으로 다퉈야 하는 부분은 '도주인지 여부'와 '상해 여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다투고 논리를 펼쳐 나가셔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주요 쟁점을 잘못 잡고 재판을 하시는 당사자나 변호사님들이 계십니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과거 저희에게 사건을 맡기셨던 분의 소개로 내방하셨습니다. 처음에 오셔서 저희에게 "변호사님. 사실 제가 현재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앞 차를 들이받았고, 제가 무보험 상태로 사고를 냈다고 생각해서 너무 겁이 나서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현재 기소되었습니다."라고 말씀을 하였습니다. 저희는 상담 중 도주한 이유에 강한 의심이 들어 "혹시 술 마시고 오토바이 탔어요? 음주 사실이 들킬까 염려되어 도망갔냐"라고 물었고, 의뢰인은 머뭇거리더니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사건을 의뢰 받은 후 기록을 검토하였는데, 의뢰인은 저희에게 말했던 것과 달리 경찰 조사 당시 "술울 마시고 운전했다."라고 자백해 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는 의뢰인을 다시 불러 "처음에 음주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냐. 왜 거짓말 했냐"라고 다그치자, 의뢰인은 "죄송해요. 그런데 술 마신 건 운전하기 9시간 전이고, 맥주 반컵이에요. 그런데 경찰이 술 마셨다고 말해야 판사가 선처해준다고 했어요. 저는 진짜 보험 때문에 무서워서 사고 현장을 벗어났어요. 술 마신 것과 사고는 아무 관련이 없어요."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저희는 일단 맡은 사건인 만큼 의뢰인의 말을 믿고 재판에 임했습니다. 의뢰인은 이미 음주운전 전과로 집행유예 중이라 무조건 벌금형이 나와야 구속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가법위반(도주치상)은 그 형량이 매우 높아서 유죄로 인정되는 순간 구속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따라서 전략은 1. 특가법위반(도주치상)을 무죄로 만드는 것, 2. 의뢰인이 도주한 합리적인 이유를 명확히 증명하는 것, 3. 인정할 수밖에 없는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은 자백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충분히 벌금형으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1. 먼저 저희는 의뢰인이 경찰에서 진술한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서 '내용 부인'하여 이 내용을 판사님이 보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의뢰인이 술 마셨다는 내용이 있어서 이 부분을 없앨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사고 현장을 이탈하였는지'에 대하여 '보험이 가입이 안된 것으로 착각하여 이탈하였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고 당시 의뢰인이 보험사에 전화한 내역을 제출하였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저희는 의뢰인이 보험사에 전화한 통화 녹음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보험사를 상대로 통화녹음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였습니다. 다행히 보험사 고객센터 녹음 자료에 의뢰인이 전화하여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내용이 있었고, 고객센터 직원이 미가입 상태라고 잘못 알려준 부분이 있었습니다.
2. 그리고 저희는 '오토바이를 운전해서 사고를 일으키고 상대 차량이 손괴되었음에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점'에 대해서는 자백하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찾아 빨리 합의를 하고 처벌불원의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그 다음 특가법위반(도주치상)을 무죄로 만들어야 했는데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재판에서 "피해자가 제출한 2주간 치료를 요한다는 진단서는 최종 진단이 아니라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이 기재된 임상적 추정에 불과하다, 사고 당시의 영상과 사진을 보면 차량 운전석에 앉아있던 피해자에게 가해진 충격이 크지 않다, 피해자가 3번 병원에 방문하긴 했지만 이는 자연 치유 가능한 정도라 법률상 '상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피해자는 이 전에도 허리 및 어깨 부분에 기왕증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어 이 사건과 피해자의 상해는 인과관계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강하게 주장하였습니다.
4. 그리고 저희는 의료보험공단에 피해자의 진료 내역에 대하여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였고, 피해자가 다녔던 병원 의사를 상대로 진료기록지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는 실제로 기왕증이 있었고, 피해자의 진료 기록에는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 치유 가능한 정도'라고 적혀져 있었습니다.
5. 저희는 마지막으로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서 신문하였는데, 저희의 신문이 지속되자 피해자는 "많이 아프지는 않았는데 주위에서 병원을 가봐야 한다고 해서 치료 받았다. 사고 전에도 일을 많이 해서 허리와 어깨는 자주 아팠다"라고 증언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저희에게 유리한 증언을 많이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 재판 결과 판사님은 저희의 변론을 모두 받아들이고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의 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고, 특가법위반(도주치상)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여 주셨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벌금 800만 원을 선고 받고, 구속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이혼 후 한 아이를 키우는 아빠였는데, 집행유예 기간 중에 사고를 일으켜 수 개월 동안 재판 받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사건이 무사히 마무리 되어 너무나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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